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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모피아’언급… 재정부선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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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5일 국무회의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가에 또한번 냉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재정부는 말썽이 된 태스크포스(TF)를 전면 해체키로 하는 등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도대체 기획재정부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관가에서는 재정부가 무소불위의 파워를 행사하면서 제 식구 챙기기라는 ‘빗나간 애정’을 과시하다가 일격을 당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재정부는 이 대통령이 언급한 TF팀외에도 정부 각 부처에 인력을 파견하면서 무보직 국장들의 자리만들기에 노력하는 등 방만한 조직확장을 해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과거 재경부의 1급들은 모두 각종 자리를 꿰차며 ‘생환’했고, 청와대에도 재정부 직원 23명이 파견돼 요직을 장악하고 있다.

우선 이날 이 대통령의 질책은 표면상 TF운영으로 드러난 방만한 조직운영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지적한 TF의 경우 재정부는 보직을 받지 못한 국장들을 배려하기 위해 7개를 신설했다. 재정부는 지난 15일자 인사에서 유통구조개선TF, 규제개혁TF, 정부효율향상TF, 업무개선TF, 저개발국지원프로그램TF, 국정과제추진점검TF, 정부구매·계약제도개선TF 등을 만들어 보직을 받지 못한 국장들에게 팀장자리를 만들어주었다. 정식 직제상에 존재하는 국장 26명은 14일자로 발령난 상태였기에 편법으로 자리를 만들었다.

재정부의 고민은 국장급 인사가 60명 가량인데, 26명만 보직을 얻은 데 따른 대량 실직사태 우려 때문이다. TF팀장 7명을 포함해 자유무역협정(FTA)국내대책본부의 국장급 등으로 10명을 우선 구제했다가 이번에 이 대통령에게 덜미를 잡힌 것이다. 이 TF에는 과장 1명과 사무관 1명 정도를 배치할 계획이었으나 이 대통령의 질책 이후 TF자체를 해체키로 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청와대는 그동안 재정부 고위 공무원들이 생존로비를 벌여온 것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지켜봐왔다. 재정부로 통합하기 전인 과거 재경부의 1급 8명은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전원 생존했다. 재정부 1급으로 유지되거나 외청장 등으로 소화됐다. 보직 경쟁이 극심한 가운데서도 재정부 출신이 지식경제부 1급 자리를 차지했고, 청와대 비서관, 총리실 등으로 뻗어나갔다. 총리실 1급을 놓고 재정부와 총리실이 다툼을 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청와대가 재정부의 1급인사를 통보받고도 1주일가량 인사발령을 내지 않은 것도 재정부의 인사독점에 따른 견제장치가 작동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특히 무보직 국장들은 이 대통령 질책의 불똥을 고스란히 안게 됐다. 재정부 국장들은 청와대 및 총리실, 위원회 파견, 해외연수 등을 제외하고도 아직 20명 가량이 보직을 못받고 있다. 재정부는 이들을 국세청, 관세청, 통계청 등 외청 차장으로 발령내려고 했으나 청와대로부터 제동을 받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강제적 할당이란 오명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재정부 출신이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개인, 조직, 국가를 위해 보직을 주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국가 최고 엘리트로서의 역할을 내세우지만, 공무원 감축에서의 솔선수범을 주문하는 이 대통령 앞에서 재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천영식기자 kka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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